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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대한감리회 삼남연회 진주지방회
우리가 잘못 쓰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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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되겠습니다, 바라겠습니다, ~~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는 진주시입니다.”라고 하면 될 것인데, 어떤 이들은 “여기는 진주시가 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가끔 들을 수 있다. 또 “오늘이 시월 첫 주일입니다.”라는 말 대신에 “오늘이 시월 첫 주일이 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말씨는 본디 우리말이 아닐 뿐 아니라 그 뜻도 이상하다. 현재 벌어진 사실 또는 확실한 사실을 말하는데 ‘되겠습니다.’와 같이 추정형을 쓰기 때문이다. ‘되겠습니다.’의 경우에 ‘겠’이 군더더기이므로 ‘됩니다.’ 또는 ‘입니다.’로 하는 것이 마땅하다. 말이라는 것은 본래 이상한 말도 자꾸 써버릇하면 익숙해진다. 따라서 처음에 조금만 이상하고 이치상으로 불합리하다고 느껴지는 말은 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바라겠습니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일이 잘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저희 집에 와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이런 말을 듣고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가 있다면 벌써 잘못된 말에 물들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위의 경우 모두 ‘겠’을 빼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일이 잘 되시기를 바랍니다.’ 따위로 말해야 정상적인 우리말이고 이치에 맞는 것이다. ‘바라겠습니다.’라고 말하면 지금은 그렇게 바라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그렇게 하겠다는 뜻이다. 또 흔히 잘못 쓰는 말 가운데 ‘~~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말도 있다. “제가 책임지고 연락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정상 다음 주일에 모이도록 하겠습니다. 내일 아침 8시에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표현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면 우리말보다도 영어식 표현에 더 익숙해져 있다는 말이 된다. ‘~~하도록 하겠습니다.’ 잘 생각해 보라. 영어를 그대로 직역해서 우리말로 표현한 것이다. “제가 책임지고 연락하겠습니다. 다음 주일에 모이겠습니다. 8시에 출발하겠습니다.”하면 될 것을 왜 굳이 ‘하도록’을 넣어서 쓰는지 모르겠다.

이번 주 토요일(9일)은 제564돌 한글날이다. 모국어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민족은 아무리 경제 부흥을 이루어도 결코 선진 민족이 될 수 없다. 우리의 모국어는 영어, 일본어가 아니라 한국어(한글)다. 이 귀한 유산을 제대로 쓰고 바르게 살려서 문화사대주의에 빠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그것이 진정으로 나라와 민족을 위하는 길이다.
이신일 조회 5,872회 2010-10-0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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